15/04/2021, 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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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줘! 경제] 정의선-최태원, '정유공장'에서 '수소'이야기를?

[알려줘! 경제] 정의선-최태원, '정유공장'에서 '수소'이야기를?
수소.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멀지 않은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죠.

오늘 인천에서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수소경제위원회는 수소와 관련한 주요 정책을 총괄하는 범정부 민관합동회의체입니다.

조금 전 끝난 회의에서는 수소산업에 대한 40조원대 투자계획, 수소산업 클러스터 등 굵직굵직한 안건들이 논의됐습니다.

그런데 위원회가 열린 장소가 'SK인천석유화학'이었습니다.

1969년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생긴 정유공장이 있는 곳입니다.

신재생에너지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전통의 석유화학회사에서 수소에너지 회의가 열린 거죠.

[알려줘! 경제] 정의선-최태원, '정유공장'에서 '수소'이야기를?
정의선과 최태원, 수소 때문에 만나는 사이

이 자리에서는 SK와 현대자동차가 인천시와 함께 양해각서도 체결했습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중화학 공업과 내연기관 자동차의 대표 기업이 만나 수소 경제를 이야기했습니다.

양해 각서는 인천에 바이오 수소, '부생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만들기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SK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3만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액화 수소 생산 출하 시설을 만들고, 여기서 나온 수소를 수도권 지역의 수소차 20만대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배터리형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사업을 모두 진행하고 있어 수소공급 인프라가 필요한 현대자동차에는 꼭 필요한 시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수십조 투자...연기 내뿜던 굴뚝기업의 이름들이

오늘 공개된 투자 계획을 봐도 이른바 '굴뚝산업' 기업들의 이름들이 눈에 띕니다.

SK,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과 중견기업들이 2030년까지 43조 4천억원을 수소경제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중 SK의 투자금액은 18조 5천억원, 현대자동차는 11조 1천억원, 포스코는 10조원에 달합니다.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기업의 투자액이 거의 대부분인 셈입니다.

'2050 탄소중립'

한해 수십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우리나라 산업의 전통적 강자들이 새로운 에너지원인 수소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요?

먼저 2050년 탄소 중립 선언을 살펴봐야 합니다.

탄소 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실행해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뜻입니다.
[알려줘! 경제] 정의선-최태원, '정유공장'에서 '수소'이야기를?
2015년 파리협정에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해야 한다는 목표가 설정됐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는 2018년 우리나라 송도에서 개최된 48차 총회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 10월 28일 2050 탄소중립 계획을 천명했습니다.

미국도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년 파리협정에서 탈퇴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다시 복귀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철과 석유화학에는 생산 과정에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즉 많은 연료를 쓴다는 뜻이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탄소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산업이기도 합니다.

포스코의 경우 연간 7천만톤이 넘는 온실가스를 배출해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1년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알려줘! 경제] 정의선-최태원, '정유공장'에서 '수소'이야기를?
자동차는 운행과정에서 역시 많은 탄소를 배출하죠.
[알려줘! 경제] 정의선-최태원, '정유공장'에서 '수소'이야기를?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는 건 그만큼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고, 전통산업 입장에서는 수십년동안 이어온 생산방식을 근본부터 바꾸지 못하면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미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이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유력한 차기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것이 수소입니다.

수소를 얻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로부터 추출하기도 하고, 화학시간에 배운 대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축산분뇨 등의 유기물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와 메탄을 쓸 수도 있습니다.

화석연료 추출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물을 전기분해할 때에도 전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유기물 발효는 대량 생산이 힘듭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부생수소', 즉 다른 산업의 생산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가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수소 공급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부생수소'가 주로 나오는 산업이 바로 제철과 석유화학입니다.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을 만드는 과정에서 연간 약 2백만톤 가까운 수소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SK나 포스코같은 기업들은 이미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는 뜻이죠.

경일대학교 신재생에너지학부의 박진남 교수에 따르면, '부생수소'의 상당량은 철강 제조 등에 재투입되지만 24만톤 정도는 외부로 판매가 되고 있고, 약 10만톤 정도는 추가로 시장에 유통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굴뚝산업'이 신재생에너지인 수소에 집중하는 건 얼핏 보면 먼 길 같지만, 좀더 들여다 보면 가까운 길이기도 한 셈입니다.